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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유 계란 밀가루 없는 세상 Intro

우리집 두번째 꼬마녀석 순둥이가 우유, 계란, 밀가루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을 안 건

병원에서 퇴원하고 얼마되지 않은 때였어요. 

처음에는 보습제 탓인 줄 알고, 제로이드부터 애스트라 아토베리어365까지 

좋다는 로션과 크림은 죄다 사들였어요.

 

 < 그림 : 난 엄마니까, 어떻게든 맞는 크림을 찾고 말테다!! >

 

로션 바꾸길 여러 번, 아무래도 아토피인 것 같아 아토피를 잘 본다는 소아과 선생님을 방문하고 나서야

우리 아이가 우유, 계란, 밀가루 알레르기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아니, 이제 겨우 60일 조금 더 살았는데 무슨 우유 알레르기일까 싶었어요.

사실 분유 알레르기가 있을 것 같아서 첫째에게 먹이던 HA 분유를 먹이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둘째는 매일 앱솔루트 Ha 분유도 맞지 않았어요.

자꾸만 배앓이를 하고 하루에 열번도 넘게 응가를 지리곤 했어요.

이 이야기는 다음 번에 자세히 할게요.

 

아무튼 분유 알레르기가 있을 수 있어 조금 짐작은 했지만

우리 둘째도 첫째 때와 마찬가지로

우유, 계란, 덧붙여 밀가루까지 알레르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여기에는 가족력이 영향을 미쳤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의사선생님께서 아주 놀라운 말씀을 해주셨어요.

 

"모유수유를 같이 하신다면 엄마가 우유, 계란, 밀가루를 제한해서 드셔야 해요."

 

아..네? 제가요?

제가 우유를 마시면, 아기에게 우유 성분이 전달된다구요?

 

"네, 하지만 우유, 계란, 밀가루를 피하기를 어려울거에요. 

거의 다 들어있거든요."

 

저 얘기가 정말 충격적이었는데,

저는 채식이 제공되는 산후조리원에 있었던터라

 마음을 놓고 있던 차에 

기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

중간에 우유를 사다 마시기 시작했거든요.

흰 우유요.

 

혹시 군것질거리가 좋지 않을까봐

흰 우유와, 기분전환용으로 초콜렛을 사다먹었는데

그 때부터 우리 아기 피부가 뒤집어졌던 것 같습니다.

우유 알레르기가 있었던 아기 엄마가

그동안 내내 우유를, 계란을, 밀가루를 달고 살았습니다.

 

사실 저는 고기는 안 먹어도 우유, 계란, 밀가루는 먹어야하는 사람이거든요.

 

(feat. 엄마의 절규)

"엄마 : 크림파스타를 비롯한 파스타류,

생크림이 올라간 달콤한 케이크, 

우유를 듬뿍 넣은 각종 후식 음료와 사랑해마지 않는 미숫가루

오믈렛, 계란후라이, 프렌치토스트, 아이스크림까지

모두 온 마음으로 사랑하는 음식이라구욧!!!

 

의사 선생님 : 이제 끊으셔야 합니다.

 

엄마 : 게다가 밀가루 없는 세상은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채식을 생각할 때도 밀가루는 포함이었다구요!!

 

의사 선생님 : 거의 다 들어있다구요. 거의 다....

 

메아리 : 거의 다.. 거의 다... 거의 다다다다다다다

 

엄마 : 절규. feat. 뭉크의 절규"

 

사실 저는 고양이와 함께 산 다음부터는 환경과 동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현재는 동물해방물결이라는 단체를 후원하고 있어요.

 

네, 하지만 저는 고기를 좋아합니다.

ㅠㅠ 고기를 먹을 때마다 죄책감이 들어요.

(죄책감을 좀 덜어볼까 해서 후원을 하는,

삼겹살과 소고기를 좋아하는 지극히 평범한 한국인이거든요.) 

 

고기를 줄일 때도 우유, 계란, 밀가루로 영양을 보충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고기를 먹지 않지만 유제품과 계란을 먹는 채식을 

"락토-오보"라고 하거든요. 그건 가능하겠다 싶었습니다.

(고기 대신 생선을 먹는 채식은 "페스토"라고 부르지요.)

 

게다가 성인 아토피가 있다보니 육류나 설탕이 든 음식, 가공식품을 피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래서 더욱 놀랐던 것 같아요.

그런 제게,

우유, 계란, 밀가루도 먹지 말라구요?? 

 

<그림 : 나는.. 무엇을... 먹어야 하는가.>

 

그렇지만 별 수 있나요? 아기를 위해 먹지 말라는데

고민할 필요가 없었어요.

그러기엔 아기 피부 발진이 너무나 심했거든요.

 

하여 5월 초부터 우유, 계란, 밀가루 피하기 챌린지에 들어갔습니다.

이제 거의 한달 조금 넘었나봐요.

 

완벽하지는 않아도 성실히 미션을 수행한 결과

막 뒤집어졌던 아기 피부는 이제 조금 뽀얗게 되었습니다.

(아기 나이는 오늘로 119일이구요, 몸무게는 7.5kg입니다.)

발진도 거의 다 들어갔어요.

 

하지만 제가 조금이라도 우유, 계란, 밀가루가 들어있는 음식을 섭취하면

어김없이 모유수유 1~2분 후부터 머리를 긁기 시작해요.

 

<그림 : 히야, 거참 신기한 일이야..>

 

우유, 계란, 밀가루를 철저히 안 먹으려고 노력하지만

놀랍게도 예상치 못한 음식에

우유, 계란, 밀가루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블로그에서는

저의 험난한 우유, 계란, 밀가루 없이 살아가기 라이프를 보여드립니다.

아울러 변화된 삶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 나누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 우유 계란 밀가루 끊기 도전기 함께 하시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