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구정 때였나봐요. 2박 3일 일정으로 나갔다왔죠.
11살 샴9고양이 티모는 집에 있었어요.
(그림 : 안뇽. 나는 티모라고해.
이 집에 산지 8년이 되었지.)
우리 티모가 외로움을 잘 타지만 이미 고양이 호텔은 마감이었고,
아기만 돌보기도 벅차서,
원래 있던 곳에 머무르는게 좋다는 생각했어요.
건사료를 수북히 채운 밥그릇 3개, 물그릇 3개, 화장실 2개도 깨끗이 치우고
집을 나섰더랬습니다.
3일 후 설레는 마음으로 저녁에 집에 왔어요. 티모가 너무 보고싶었거든요.
그런데!!!
화장실문 울타리가 닫혀있더라구요.
아가가 손으로 만질까봐 티모 화장실을 베이비룸으로 막아놓고
입구만 열었다 닫았다 했거든요.
세상에!!
그럼 그동안 볼일은 어디에 본 것인가.
안방에 가보니
침대 매트리스와 이불에.....
3일치 맛동산과 소변이.. ㅠㅠ
(그림 : 안녕? 나는 맛동산이라고 해.
안녕? 나는 티모 피야. 감자가 됐어야 하지만 모래가 없어서
이불로 감자를 만들어보았어.)
저희는 킹매트리스를 두 개 붙여놓고 생활하고 있는데,
어떻게 딱 두 개 매트리스 사이에 있는 구스이불 위에
소변을 봤더라구요.
많이도 했더군요. ㅠㅠ
(그림 : 티모 : 나는 모른다옹..)
한쪽 매트리스에는 쿠션형 온수매트가 있었어요.
벌써 사용한지 10년도 넘었지만 아직도 쌩쌩했는데요.
고양이 오줌이 흠뻑 묻어있었습니다.
이건 전적으로 티모 잘못이 아니고ㅡ
문을 닫아두고 간 저희 잘못이죠.
(그림 : 원망스럽다 건망증...)
애 둘을 끌고 2박 3일 일정에서 돌아와
침대에서 일어난 똥오줌 파티를 수습해야 했어요.
우리 둘다 이런거 정말 너무너무너무 싫은데
어떡하나요. 정리하고 치워야 ㅠㅠ 엉엉... 잠을 잘 수 있는데... 엉엉
우선 매트리스 위 온수매트부터 치웠습니다.
거의 반은 젖어있었어요.
세탁이 가능하다해도 이건 아닌 것 같아
부랴부랴 접어서 일단 밖에 내놓고
고양이 응가가 주로 묻은 구스이불.
.'신혼 때 쓰려고 사둔... ㅠ
그레이스 퀸사이즈 구스이불은
살리고 싶어서
(그림 : 제일 좋아하는 이불인디
붙잡고 엉엉운다.)
그 시간이 저녁 8시였나봐요.
이불. 패드. 베개. 뭐 남는게 없었던 것 같아요.
일단 다 걷고 아이들이 들어올까봐
안방 문을 닫았어요.
세탁실 앞으로 가서 현준이와 구스 이불을 펼쳐놓고
매의 눈으로 어디에 맛동산이 묻었나 살펴보고, 열 몇 군데 흔적에
급한대로 O2 액션을 뿌렸습니다.
그리고, 패드랑 이불이랑 구연산, 과탄산소다, 울샴푸 등등
넣을 수 있는 세제는 다 때려넣고
세탁기로 돌렸어요.
잠은...어디서 자냐....
그 때부터 거실 노숙생활이 시작됐습니다.
아이들과요.
(그림 : 엄마. 나는 어디서 자요?)
생각보다 길어서
다음에 다시 쓰도록 하겠습니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매트리스를 다시 쓰게 된 건
그 이후로도 몇 주 지나서였고,
티모는 심심할 때 가끔 이불 위에서
다시 볼일을 봤어요. ㅠㅠ..
그 고리를 어떻게 끊었지는 다음에...
매트리스 청소를 어떻게 했는지도 다음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