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뜨기 전 새벽이 가장 어둡다는 말이 있는데요.
지금의 저 자신이 꼭 그렇게 느껴지는 것 같습니다.
감당할 수 없는 일을 여럿 벌려놓고
수습하지 못해서 이리 뛰고 저리 뛰지만
결국 가장 필요한 일은 외면한 채
힘들다는 핑계에 기대어
현실에서 도망가고 있는 것 같아요.
해본 적 없는 요리에 공을 들이고
이전에 하지 않았던 청소도 하고 싶어
머릿속으로만 스트레스 받으면서
정작 꼭 해야하는 일은 하나도 안 한 오늘같은 날이면
…
하루에 끝에서
화장실 거울을 통해 마주하는 나는,
나는 참 허울뿐이구나
생각이 들어
실망감과 자괴감이 들어요.
우울해지기도 하구요.
이건 감기 때문일 거에요, 아마?
아마 못쉬었기 때문일거에요.
뜨끈한 아랫목에서 엄마가 차려준 밥 먹으며
식구들과 하하호호
토닥토닥거리면
금방 해결될 것 같은데…
참 이 집에서 제가 그렇게
가족들에게 힘을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함에도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으
또다시 제 자신이
한심스럽고
미워집니다.
나 이렇게까지 형편없는 사람은
아니었잖아?
의문을 던지며
지금의 나에게
칭찬과 위로를 좀 해줘볼까
순간 생각했어요.
1. 도망가지 않고, 힘든데 잘 버텼다.
2. 누군가를 돌보느라 자신을 돌보지 못해
네가 매일 초라해지는 것 같아도
그래도 딱히 빼먹은 일은 없어
3. 여기저기 놀러 가기로 했으니
내일 신나게 놀자!!
4. 놀러 가고 싶었는데 소원이 이루어졌네.
5. 자, 여기까지 했으니
우리 이제 그만 생각을 잠깐 내려놓고
고생했다고 말해볼까봐요.
잘 버티고 있다고,
잘 하고 있다고
누구에게도 받지 못한 위로를
스스로에게 해줘봅니다.
요즘은
한창 자기 길을 열심히 가서
눈에 띄는 성과를 낸 친구들의 근황이
자꾸 들어와요.
못난 마음에 열등감이란 친구가
손을 들어 인사하네요.
잘 못보던 친군데 말이죠.
그러면, 이 길이 맞는 걸까
생각이 듭니다.
내가 가는 이 길에서
지금 후회하고 있는 것 같은데,
이 선택은 되돌릴 수 없는데
초조한 마음이 들어요.
천지 만물은 모두
자기의 시간, 때가 있다는데
글쎄요.
나의 시간이 올까요?
오기는 할까요?
혹시 오고 있는 중일까요?
아니면 벌써 지나가버린걸까요.
인생 좀 늦었다고 부끄러워하지 말아야지 하면서도
생각이 많아지는
요즘입니다.
뭐 어쩌겠어요.
다 정한 걸.
또 한걸음 내딛기 위해
나에게 좀 잘해주며
하루를 마무리해볼까 합니다.
오늘은 위로가 되는 노래 들어보고싶어요.
종현의 하루의 끝.
같이 들어요.
모두들,
내일은 오늘보다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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