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디지털이북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1조 그루의 나무의 저자인 프레드 피어스는 1951년 생으로, 영국의 저명한 환경 저널리스트이자 작가이다.
그는 환경, 대중과학 및 개발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글로벌 환경문제 전문가다.

급격한 기후변화를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요즘, 기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할까 곰곰이 생각한 적이 있다.
좁은 식견으로, 아무래도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고, 산소를 내뿜는 나무가 열쇠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렇다면 왜 현재 우리는 1960년대처럼 120억 그루의 나무를 심기 위해 지속적인 공을 들이지 ”않는 것처럼“ 보일까?
이유가 궁금했다.

나무를 심기만 하면 기후변화를 극복할 수 있는가? 란 단순한 질문의 답을 고민하고 있을 때
이 책을 만나게 되었다.

저자는 숲과 나무에 관한 풍부한 지식과 경험으로, 기후변화를 극복해 낼 수 있는 카드로서
어떻게 숲과 나무를 활용할 수 있는지, 어떻게 복원해내야 하는지 방향을 제시한다.

막연히 가장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던 조림 사업, 녹화사업이 의외로 실패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조림 사업은 녹화 목적으로 시작할 수 있지만 상당 수 펄프용 제지를 생산하기 위해 단기간 수종을 재배하는 경우가 많아
실제 같은 면적에서 숲을 복원할 경우와 비롯해 탄소포집량이 1/10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도,
영속성이 길지도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냥 포장이 되어있을 뿐이었다.
또한 잘못된 지역에 조림된 식생은 지역의 수문학을 바꿔놓는다.
식생이 없던 곳에 조림하면 하천과 지하수에 수량이 줄어들어 큰 비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결국, 전 세계 사막과 초지에 더 많은 나무를 심는 것이 아니라면 어떻게 지구를 다시 푸르게 만들 것인가?”
저자는 가장 좋은 해결책은 대부분의 경우 전혀 아무것도 심지 않는 것이라고 단언한다.

아무것도 심지 않고 내버려 두는 게 지구를 위해 가장 좋다고?
선뜻 와닿지 않는 이 솔루션을 가장 직관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코로나 때의 지구를 떠올려보는 것이다.

봉쇄정책으로 전 세계 사람들이 집안에 갇혀 나오지 못하던 그 때.
락다운 기간이 길어지고 지구촌 뉴스에는 믿을 수 없는 놀라운 장면이 속출했다.
인간만이 살던 바닷가 마을 도로 위를 물범떼가 점령한 것이다.

동물은, 사람이 다니지 않는 마을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며 즐겼다.
평소에 볼 수 없었던 동물들- 거북이, 곰, 물범 등등은 이 마을 이곳저곳을 누볐다.
지구의 주인이 비로소 인간이 세운 콘크리트 건물 더미의 영역으로 돌아왔음을 보여주었다.
약 보름도 안 되는 기간만에 일어난 장면은 아직도 강렬한 인상으로 남아있다.

저자는 인간이 이미 떠나버린 지역에 자연 수종이 침범해 번성한 예를 풍부한 케이스를 들어 보여준다.
생각보다 자연의 복원력이 신속하다고도 한다. (물론 20~50년이 필요하지만, 지구의 역사를 생각하면 수십 년은 꽤 짧은 시간일 수 있다.)




P.197.
아무리 훌륭한 목적인 경우라도 조림은 실패하곤 한다.
우리가 나무를 위한 공간만 제공하면 거의 어느곳에서나 나무들은 돌아온다.

p.198. 피해를 당한 원자로에 근접한 모든 생물이 멸종되었다. 그런데,
수십 년간 인간의 주거가 금지되었던 폭발 지역의 다른 곳에서는 소나무숲이 복원되어 번성했다.
버려진 마을에 침입 수종이 들어가 폭발지역의 2/3을 뒤덮어 버렸다. 소나무 숲은 야생동물의 개체수를 늘려갔다.

p.199
어떤 경우에는 전에 임야였으나 현재는 비어있는 곳에서나 ”황폐“해져 버려진 곳으로 치부되곤 했던
임야에서도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다.

그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된다.
우리가 흔히 덤불이라고 부르며 쓸모 없다고 여기는 관목지조차
숲을 이루기 위해 재생의 단계를 차근차근 자연의 속도로 밟고 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또 한 가지, 얼마 전 일어난 산불과 관련하여 덧붙이면,
저자는 현대의 산불이 그 범위는 점점 넓어지고, 그 기간 역시 점점 길어지고 있다는 것을 경고한다.
호주가 매우 건조해 여름 최고기온이 49.9도에 달하지만,
예전 그 지역이 물이 풍부한 숲이었다고 한다.
바람이 건조해지면서, 땅이 건조해졌다.
언젠가부터 호주를 지나는 바람이 물을 실어나르지 못하면서
호주의 많은 지역이 사막화되었다는 것이다.

산불 진화 이후, 우리에게 큰 과제가 남았다.
숲이 잘 자랄 수 있도록 저절로 나무들이 자랄 수 있도록,
우리가 해야할 구체적인 일들을 궁리해야 할 때다.  


<1조 그루의 나무 도서>를 통해 생소한 나무와 숲에 관한 지식을 쌓을 수 있었다.
저자와, 깨끗하고 시원한 공기를 마시며 숲길을 이리 저리 산책하는 느낌이었다.
특히 생태계를 걱정하는 저자의 진심어린 메시지에 공감할 수 있어서 책을 읽는 시간이 의미있었다.
오랫동안 품었던 궁금증에 대한 답을 얻은 기분이다.
많은 것을 하고싶겠지만 숲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말라.
(물론, 더 오염시키지 않고, 더 파괴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하므로, 결과적으로는 많은 일을 해야 한다. 숲을 건드리는 것 빼고는.)
나만 읽기 정말 아까운 책. 기후변화 해결책을 논하고 싶은 모두에게 일독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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