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두번째 꼬마녀석 순둥이가 우유, 계란, 밀가루 알레르기가 있다는 사실을 안 건

병원에서 퇴원하고 얼마되지 않은 때였어요. 

처음에는 보습제 탓인 줄 알고, 제로이드부터 애스트라 아토베리어365까지 

좋다는 로션과 크림은 죄다 사들였어요.

 

 < 그림 : 난 엄마니까, 어떻게든 맞는 크림을 찾고 말테다!! >

 

로션 바꾸길 여러 번, 아무래도 아토피인 것 같아 아토피를 잘 본다는 소아과 선생님을 방문하고 나서야

우리 아이가 우유, 계란, 밀가루 알레르기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아니, 이제 겨우 60일 조금 더 살았는데 무슨 우유 알레르기일까 싶었어요.

사실 분유 알레르기가 있을 것 같아서 첫째에게 먹이던 HA 분유를 먹이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둘째는 매일 앱솔루트 Ha 분유도 맞지 않았어요.

자꾸만 배앓이를 하고 하루에 열번도 넘게 응가를 지리곤 했어요.

이 이야기는 다음 번에 자세히 할게요.

 

아무튼 분유 알레르기가 있을 수 있어 조금 짐작은 했지만

우리 둘째도 첫째 때와 마찬가지로

우유, 계란, 덧붙여 밀가루까지 알레르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여기에는 가족력이 영향을 미쳤을 것 같아요.  

 

그런데 의사선생님께서 아주 놀라운 말씀을 해주셨어요.

 

"모유수유를 같이 하신다면 엄마가 우유, 계란, 밀가루를 제한해서 드셔야 해요."

 

아..네? 제가요?

제가 우유를 마시면, 아기에게 우유 성분이 전달된다구요?

 

"네, 하지만 우유, 계란, 밀가루를 피하기를 어려울거에요. 

거의 다 들어있거든요."

 

저 얘기가 정말 충격적이었는데,

저는 채식이 제공되는 산후조리원에 있었던터라

 마음을 놓고 있던 차에 

기력이 떨어지는 것 같아

중간에 우유를 사다 마시기 시작했거든요.

흰 우유요.

 

혹시 군것질거리가 좋지 않을까봐

흰 우유와, 기분전환용으로 초콜렛을 사다먹었는데

그 때부터 우리 아기 피부가 뒤집어졌던 것 같습니다.

우유 알레르기가 있었던 아기 엄마가

그동안 내내 우유를, 계란을, 밀가루를 달고 살았습니다.

 

사실 저는 고기는 안 먹어도 우유, 계란, 밀가루는 먹어야하는 사람이거든요.

 

(feat. 엄마의 절규)

"엄마 : 크림파스타를 비롯한 파스타류,

생크림이 올라간 달콤한 케이크, 

우유를 듬뿍 넣은 각종 후식 음료와 사랑해마지 않는 미숫가루

오믈렛, 계란후라이, 프렌치토스트, 아이스크림까지

모두 온 마음으로 사랑하는 음식이라구욧!!!

 

의사 선생님 : 이제 끊으셔야 합니다.

 

엄마 : 게다가 밀가루 없는 세상은 한번도 생각해본 적이 없어요!!!

채식을 생각할 때도 밀가루는 포함이었다구요!!

 

의사 선생님 : 거의 다 들어있다구요. 거의 다....

 

메아리 : 거의 다.. 거의 다... 거의 다다다다다다다

 

엄마 : 절규. feat. 뭉크의 절규"

 

사실 저는 고양이와 함께 산 다음부터는 환경과 동물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현재는 동물해방물결이라는 단체를 후원하고 있어요.

 

네, 하지만 저는 고기를 좋아합니다.

ㅠㅠ 고기를 먹을 때마다 죄책감이 들어요.

(죄책감을 좀 덜어볼까 해서 후원을 하는,

삼겹살과 소고기를 좋아하는 지극히 평범한 한국인이거든요.) 

 

고기를 줄일 때도 우유, 계란, 밀가루로 영양을 보충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고기를 먹지 않지만 유제품과 계란을 먹는 채식을 

"락토-오보"라고 하거든요. 그건 가능하겠다 싶었습니다.

(고기 대신 생선을 먹는 채식은 "페스토"라고 부르지요.)

 

게다가 성인 아토피가 있다보니 육류나 설탕이 든 음식, 가공식품을 피하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그래서 더욱 놀랐던 것 같아요.

그런 제게,

우유, 계란, 밀가루도 먹지 말라구요?? 

 

<그림 : 나는.. 무엇을... 먹어야 하는가.>

 

그렇지만 별 수 있나요? 아기를 위해 먹지 말라는데

고민할 필요가 없었어요.

그러기엔 아기 피부 발진이 너무나 심했거든요.

 

하여 5월 초부터 우유, 계란, 밀가루 피하기 챌린지에 들어갔습니다.

이제 거의 한달 조금 넘었나봐요.

 

완벽하지는 않아도 성실히 미션을 수행한 결과

막 뒤집어졌던 아기 피부는 이제 조금 뽀얗게 되었습니다.

(아기 나이는 오늘로 119일이구요, 몸무게는 7.5kg입니다.)

발진도 거의 다 들어갔어요.

 

하지만 제가 조금이라도 우유, 계란, 밀가루가 들어있는 음식을 섭취하면

어김없이 모유수유 1~2분 후부터 머리를 긁기 시작해요.

 

<그림 : 히야, 거참 신기한 일이야..>

 

우유, 계란, 밀가루를 철저히 안 먹으려고 노력하지만

놀랍게도 예상치 못한 음식에

우유, 계란, 밀가루가 포함되어 있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 블로그에서는

저의 험난한 우유, 계란, 밀가루 없이 살아가기 라이프를 보여드립니다.

아울러 변화된 삶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 나누어보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 우유 계란 밀가루 끊기 도전기 함께 하시지요~! 

임신 34주가 지나고 오늘부터 임신 35주에 접어들었다. 

 

1. 

임신 245일째. 9개월 (35주 0일)

 

임신 34주는 출산 휴가를 내기 전 연차를 사용한 첫주였다. 

 

집에만 있으면 머릿 속에 담아만 두고, 눈으로만 했던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늘어져서는 아무것도 안 해도 멍~~ 한 느낌이랄까. 

 

갑자기 진공관 속에 들어온 것처럼 붕떠있는 것 같아. 안절 부절 하다가 시간이 가버렸다. 

 

2. 

34주 1일에 대학병원에 두 번째로 방문. 물론 H군도 함께. 

 

컵라면 진료란 이런 것인가 싶을 정도로 인기쟁이 선생님을 후딱 만나뵙고 나왔다. 

 

전 산부인과는 갈 때마다 원장님이 직접 초음파를 봐주셨는데, 

 

여기는 심장 소리만 간단히 체크하고 필요한 주수만 초음파실에서 대신 봐주셨다. 

 

세이베베 뭐 이런거 없다. 필요하면 핸드폰으로 녹화. So. Cool. 

 

하지만 삼성서울병원은 병원 절차에 낭비하는 시간이 없도록 효율적인 안내와 처리 속도를 보여주었다.

 

식스시그마가 뭔지는 잘 모르지만 이런 것이 아닐까. 

 

서둘러 진료를 마치고 초음파를 보고 왔다. 

 

배둘레, 머리 둘레, 허벅지 길이, 무게 등등 보고 있는데 화면에 36w 4d가 나와 눈을 의심했다.

 

"2.6kg입니다." 아기가 75~90%네요.

 

분명 280일 어플의 Max 체중은 2.5kg였는데, 그보다 100g은 더 나간다.

 

어쩐지... 배가 터질 것 같더라니. 

 

예상치 못한 수치에 충격을 받고. . . OTL.. 

 

이제 조금만 먹어야겠다. 

 

3. 

 

엄마가 수목금 오셨다 가셨다.

 

이것저것 바리바리 싸가지고 두 시간을 넘게 오신 엄마에게 짜증을 정말 많이 냈다. 

 

김치 가져오지 말지 왜 가져왔어. 엄마 몸 안 좋으면 채식을 해야지. 

 

집안 청소하지 마세요. 내가 할게요.. 등등..

 

나이를 먹어도 엄마한테는 이렇게 저렇게 화를 내게 되고 어리광도 부리고 짜증도 낸다. 

 

그러면 안 되는데..

 

가져오지 말라던 김치는 3~4일 째 너무 잘 먹고 있고,

 

엄마가 닦아주신 방바닥은 너무나 반짝반짝 하다. 

 

채식해야지 하면서 엄마가 해준 소고기 등심은 완전 다 먹어버리고 

 

엄마한테 미안하다.

 

우리 꼬막이도. 나중에 나한테 저렇게 하겠지...만.. 

 

엄마가 좋다 ㅠㅠ. 엄마 늙으면 안 돼. 

 

4. 

 

임신 34주. 배가 점점 터질 것 같아 자제하려고 해도 

 

매끼니마다 폭풍 먹방을 찍고 있다. 

 

식사 3/4를 비워갈 때면 정신차리고. 

 

해인이. 먹지마. 먹지마. 먹으면 안 돼. 안 돼....~!!! 

 

를 외친다. 예전에는 "밥이 없어지는게 슬프다."라는 말을 이해 못했는데,

 

이제 내가 그러고 있다...한 숟가락 한 숟가락.. 저에게는 많이 소중합니다. 

 

정신차리면. 밥이 읎다. 

 

없... 없네??

 

정신차려 ㅠㅠ... 샐러드 먹자. 

 

애기는 클 만큼 컸다. 이건 너의 식탐이야. 해인아. 정신차려..

 

 

5. 

 

좌욕기 얘기.

 

첫번째 임신 막달 때 찾아왔던 ㅊㅎ손님이 다시 찾아오셔서..

 

엄청난 엉덩이 고통을 안겨주었다. 

 

남편에게 말했다.

 

"남편, 나는 임산부가 아니라 ㅊㅈ환자인 것 같아."

 

몸을 왼쪽으로 손 한뼘만큼, 오른쪽으로 15cm 이동해도

 

엉덩이가 어찌나 아픈지 ㅠㅠ 

 

첫번째 임신 때는 불편하긴 했어도 쓰리거나 아프지는 않았다. 

 

그런데 이번에는 조금만 움직여도 너무 쓰리고 따갑다. 

 

주말 3일 동안 ㅊㅎ과 씨름했다.

 

꼬막이가 말했다. 

 

"엄마 그렇게 아프면 내가 돌봐드릴게요."

 

"엄마 ㅇㅇㅇ 하면 엉덩이 치과 가야해요." (ㅇㅇㅇ가 뭔지는 차마 적을 수가...)

 

 이 상태에서 귀신 난장판이 된 집안 청소를 하고 빨래를 세 번이나 돌리고 

 

 뒤뚱거리면서 다니는데, 기동력이 떨어져도 이렇게 떨어질 수가 있나 싶은 건 둘째치고

 

너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무. 아프다. ㅠㅠ..

 

할 수 없이.  .  .  좌욕기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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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 1위 제품이라, 사실 검색할 겨를도 없이 좋다고해서 구매. 

 

다음날 왔다.

 

오전, 저녁 두 번의 좌욕을 하고.

 

다음날..

 

오늘.. 그래도 이제 앉아있을 수는 있게 되었다.

 

다양한 연고도 있다고 하는데, 좌욕이 가장 빠르다고 해서, 

 

며칠 더 써보고 후기도 올려보겠다.

 

어제 주문한 도넛 방석도 왔다. ㅠ

 

임신 후기의 아픔은 ㅊㅎ이 제일 큰 것 같다. 

 

몸을 가볍게 만들어야겠다. . . 

 

오늘 블로그 끝. 

임신 28주. 4일

1. “돌아 눕는 게 가장 어려웠어요.”
임산부 불면증
새벽 3시에 일어나 앉아 굳은 어깨와 목을 풀고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아기가 새벽마다 태동을 하면.... 자다깨다 자다까다 한다. 아기가 나오면 통잠을 못잘건데 우야노..

2. “날이 좋아서, 날이 좋지 않아서, 날이 적당해서, 우울하다.”
산전 우울증이 찾아온 것 같다.
가만히 있어도 눈물이 나고, 슬픈 기사를 봐도 눈물이 나고, 명치 끝에 콱 뭐가 맺힌 것처럼 답답해서,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마시는 무알콜 맥주를 들이 마셔도
이 초조함과 과도한 불안, 긴장, 피해의식이 가시지 않아.
걸리기만 해봐라 한지 2주는 됐는데, 운동과 명상을 잠깐 쉬어서 그런지 회복이 잘 안 된다.
그래서.. 지금도 명상하다 자려고...

엄마가 스트레스 받으면 아이도 스트레스 받는다는데
걱정이다. 임신 초 중기처럼 아무 생각도 없자... 26주였던가보다. 시간이 안 가고 초조하게 느껴지는게.

내친 김에, 산전 우울증 테스트지를 구해다 해보았다.
14개 중 13개. 8개 중 7개.
당신은 심도우울증입니다. ㅠㅡㅠ..

우울증은 내가 컨트롤할 수가 없어,
수첩을 펴고 지금 감사할 일들을 적어보니,
다섯개도 넘게 나왔다.

그리고 오늘 밤까지 살면서 두 세개는 더 나온 것 같다.

남편이 장모님 생신 경조사비와 아이 교육비,
내 선물이라며 일정 금액을 보내왔다.
고마워.. ㅠㅡㅠ..
받자마자 기분이 요만큼 좋아지는 걸 보니,
무거운 바위가 깃털만큼 가벼워진 것 같아,
고마워.

무슨 바람이냐고 물어보니,
예전에 읽었던 “5가지 사랑의 언어”란 책에서
내가 인정하는 말과 선물을 받을 때
상대방의 사랑을 느낀다는 걸 기억해냈다고 한다.

책을 읽은 것조차 잊고 있었는데,
기특하다!!

남편에게 물어보니 자기가 못하는 것들을,
관심이 덜한 것들을 챙겨줄 때 좋단다.
과일을 깎아주거나,
중고물품을 팔아주거나
챙기지 못한 계정옷을 골라주거나...

... 나도.... ❣️

이 정도면 감사해보자.

3. 임신 28주 다른 증상은 어지럼증.
어제부터 철분을 두 알로 늘렸는데도,
오전에 책상에 앉아 있는데 어지러웠다.
어.... 지.... 럽.... 다....

오늘 몇 번이나 그래서
운전하고 집에 올 때 어지러울까봐
꽤 걱정했다.
하지만 철분을 먹는 것 말고 할 수 있는게 없어.

4. 메다 꽂히는 듯한 체중증가.
땅에 심은 나무가 된 것처럼 몸이 무겁고
앉아 있으면 엉덩이에 느껴지는 온몸의 하중이 힘겹다.
첫째 때 만삭 몸무게는, 둘째 7개월 26주차에
가볍게 넘어버려,
지난 번 병원에 갔을 때 의사 선생님이
절식은 안 되고 간식과 단 것은 줄여야 한다고 하셨는데.

요즘 스뜨뤠쓰를 받다보니,
단 거라도 먹어야 마음이 풀려서.

역시, 다시 운동을... 유튜브 홈트를 하고 자야겠다.
(추천 키워드는 필라테스 스트레칭입니다.)

자,, 어느새 벌써 새벽 3시 48분이다.
오늘도
무난한 하루에, 깊이 감사합니다.
편안한 새벽. 보내세요.
💓





임신 17주가 되었다. 순둥이 119일째. 5개월 (17주 0일). 태어나기까지 앞으로 161일.

 

임신 5개월에 접어들었다고 얘기하면, 다들 시간이 왜 이렇게 빨리 갔냐고 말한다. 임신 2~3개월에 임밍하웃 하였으니, 지인들에게는 두 달의 시간이 지난 것이다. 6월 둘째주부터 이상한 기운을 감지하기 시작한 이후. 105일 정도가 지났다. 

 

지금부터는 태동이 느껴진다는데, 배가 커져서인지 평소에는 잘 느껴지지 않는다. 어젯밤에 옆으로 누워잤는데, 반 엎드리다시피 하니 배가 조금 눌렸나보다. 아이가 뱃속에서 꼼지락거리는데 몸통, 팔, 다리를 다 움직이고 있구나 생각이 들어 잠결에도 몸을 바로 했다. 이 엄마 본능. 

 

17주. 최근 이벤트라고 하면. 지난 금요일에 병원 검진에 다녀왔다. 정밀 초음파라도 볼 수 있을까 싶어서 남편이 새벽 6시 반부터 달려 오전 9시 반에 집에 도착했다. 지난 두 달동안 혼자 병원에 다녀와서 잔뜩 기대에 부풀었더랬다. 그런데 코로나19 때문에 외래 진료에 보호자 동반이 안 된다고 해서 1층에서 출입이 통제됐다. 

 

3층 외래진료실에 올라가니, 남자가 서너 명은 족히 대기 의자에 앉아있어 화가 불끈 났지만, 자세히 보니 모두 트레이닝복 바지에 편안한 티셔츠, 아니면 병동 보호자라는 목걸이를 걸고 있었다. 산후조리원에서 온 분들이구나. 굉장히 무료하고 심심해 보이는 공통점이 있었다. 대기 의자에 앉아 고개를 푹 숙이고 핸드폰만 보고 계시는데, 신발은 모두 슬리퍼. 저 분들은 여기 감금된 것만 같았다. 

 

11시, 20분. 11시 정각에 맞춰갔건만 10시 반부터 기다리는 사람도 아직 진료를 못받있다며 더 대기하란다. 요즘은. 감정기복이 심하다. 남편도 진료실에 못왔는데 기다리기까지 하라니 참을 인을 세 번 그려도 모자란다. 다음 달 같은 요일로 정밀초음파를 잡고 진료실로 들어갔다. 

 

배초음파를 하고 있으니, 아기 몸통이 보였다. 아기는 태반을 베개삼아 끌어안고 얼굴을 파묻은 모양이었는데 너무 귀여웠다. 선생님께서 꼼꼼하게 머리 둘레, 배둘레, 수정체, 위, 발가락 다섯개, 손가락 다섯개, 발바닥, 손바닥, 등뼈를 차례로 확인시켜 주셨다.  머리가 앞뒤로 갸름한 것이 남편을 닮았다. 그렇게 초음파를 보고 있는데, 아들인 것 같은 모양새가 다리 사이로 보였다. 뎅....

 

"아빠를 닮았네요."

"아빠를 닮았으면 남자인가요?"

"아빠를 닮았으면 그렇겠죠."

 

절대 성별을 직접적으로 알려준 것은 아니다. 꼬막이와 나는 여동생을 바라고 있어서, 그때부터 감정이 소용돌이 치기 시작했다. 자매가 얼마나 좋은지 크면서 느끼고 있어서 우리 꼬막이도 자매가 있었으면 했는데, 꼬막이 옷을 아직 하나도 버리지 않았는데. 으앙.. 넘 아깝다 ㅠ 

 

나와서 남편을 찾았다. 전화를 했다. 아직 알려주지 않았다. 문으로 걸어들어온 남편에게 말했다.

 

"남자애래."

 

왠지 아들이라고 하는 것보다는 남자애라는 표현이 중립적으로 느껴져 그렇게 말했다. 남편은 같이 목욕탕에 갈 아들을 바라고 있어서 (하지만 내가 스트레스 받을까봐 절대 표현하지 않고) 정말 좋아했다. 저녁에 부모님께 성별을 알려드리자 했지만, 내려오는 사이에 엄마가 생각나 전화드렸다.

 

"거봐, 내가 아들일거라고 했지? 딸이면 그렇게 입덧이 없을 수 없다니까."

 

입덧 심해서 외부 음식은 잘 못먹고 매일 집에서 먹을 수 있는 것만 만들어먹는데, 매일 아침마다 양치하다가 토하는데... 안 보이시니 힘든지 아닌지 알 수가 없겠지 ㅠ. 

 

복잡한 감정을 느끼며, 남편에게 전화드린 사실을 말했다.

 

"이따 저녁에 얘기하자며?"

 

남편은 입이 귀에 걸렸다. 궁금해하실 것 같아 내친 김에

 

"엄마, 아들이래. 엄마....? 울어?"

 

어머님이 연신 고맙다며 울먹거리셨다. 근데, 나도 방금 전에 아쉬운 마음에 눈물이 나서. 

 

요즘들어 꼬막이랑 노는 게 정말 즐거워 진짜 친구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더랬다. 한 명 더 있어도 좋을 듯 싶었는데, 아쉽다.

 

"하나 더 낳을까?"

 

주차장으로 가는 엘리베이터에서 말했다. 물론 빈말이었다.

 

"정말?"

"아니, 농담이야."

 

나름 빨리 사실을 받아들였다. 집에 오자마자 몇 년간 보관해온 80,90 사이즈 옷을 정리해 상자에 싸두었다. 박스는

다음날 꼬막이 사촌여동생에게 보냈다. 그리고 꼬막이가 입었지만, 남자애도 충분히 입을만한 작은 옷, 언니가 준 남자애 옷을 차곡 차곡 정리해 한 박스 반을 만들었다. 예쁜 옷을 또 못입히는게, 엄마가 철마다 사다준 원피스가 너무나 아깝다. 

 

"남편, 남자애 핑크 입혀도 될까?"

"그럼, 애가 뭘 알아. 남자는 핑크지."

 

이렇게 17주가 가고 있다.

 

오늘로 임신 26주에 접어들었어요. 드디어!
출산까지 98일 남았네요.
세자리 수를 지나 드디어 두 자리로 ㄷ ㄷ ㄷ

떨리네요.
임신 25주 후기를 남깁니다.

임신 25주 내내 폭풍 먹방을 찍었어요.
무서워서 매일 재던 체중계에 올라가 몸무게를
확인하지 않았어요. ㅠ
다만 몸이, 다리가 땅바닥에 꽂히는 기분.
앉으면 엉덩이를 들기가 너무 무거운 기분.
침대에서 일어날 때도 예전에는 호이짜 가볍게 일어났다면
지금은 상체를 먼저 돌리고
한쪽 허벅다리를 잡고 하체 방향을 바꿔준 후
일어나요. ㅠㅡㅠ
환자가 된 기분이죠.

맘카페에 접속해 체중관리 글을 찾았습니다.
나만 이런걸까 하구요.

대부분 이 시기에 5-6kg 찐 분들이 글을 올리셨더라구요.
의사선생님께 혼났다,
단거 과일 먹지 말라는 소리를 들었다며.
저는 지금 거의 10kg 가까이 찐 상태라
(이미 첫째 만삭 몸무게 느낌)
엊그제는 거울에서 두턱인 저를 발견하고 너무나 놀랐어요.
누.. 누구세요?

또 무언가 먹기 시작하면 계속 뱃속으로 들어가
빈 접시를 보며 깜짝 놀라는 적도 한두번이 아니고...
급기야 보다못한 남편에게
한번도 듣지 못한 말을 들었습니다.

‘ 그냥 적게 먹는게 좋을 것 같아.’
(그냥 내 귀에 “먹지마.”라는 팩폭으로 들림)
‘펭귄 같아.’

ㅠㅡㅠ 나도 알아...
그래서
25주 6일인 어젯밤
밤 9시부터 10시 반까지 유튜브를 틀어놓고
폭풍 운동을 했어요.
스트레칭만 간단히 하려고 했는데
효과가 있는 것 같아
1. 아침에 하는 필라테스
2. 저녁에 하는 필라테스
3. 어깨 스트레칭
4. 승모근 스트레칭
5. 골반 스트레칭까지 도전하다

...

골반이 나가버릴 것 같아서 그만 했습니다.
그래도 오늘 아침 몸이 많이 가벼워졌어요.

점심에는
계단을 이용해
6층까지 걸어갔어요.
( 헥헥 )
예전에는 하루 7-8천보씩 걸었는데
지지난 주부터 몸이 안 좋아서
2-3천보 대로 급격히 걸음 수가 줄다보니
살이 더 찐 것 같아요

거기다가 집에만 있으니 얼마나 나가고 싶은지!!
-만,코로나 때문에 주말에는 집에 있습니다.

아가는 폭풍 태동 중이구요.
옆으로 누워 자는 것보다 차라리 하늘을 보고 있는게 편해서
그렇게 자고 있어요.

(용품)
25주에 장만한 아기 용품은
영국 드림지니 바디필로우 (당근마켓, 1만원)와
스와들업 뱀부라이트 s (2장 각 5천원씩) 입니다.

사실 이번에는 바디필로우 쓰고 싶지 않았어요.
예전에 U자 형태 바디필로우를 구입해
출산까지 잘 썼다가
올해 초까지 짐으로 가지고 있었거든요.
임신 생각이 없어서
결국은 버렸지만,..
아니 가지고 있고 싶었지만
남편이 임신하면
꼭 하나 다시 사준다고 해서
에잇 모르겠다 내놓았어요.

다시 구입하지 않으려고 24주까지 버텼는데
갈 수록 몸이 불어나니
누워서 골반 돌리는 것도 너무나 어렵고.
해서
이번에는
U자가 아닌
L자로 구입했습니다.
작은 L자에요.
발만 끼워도 편할 것 같고
이제는
자리 차지하는 것도 싫어서요.
후기는 다음에 올리겠습니다.

그리고 스와들업 뱀부라이트s
이 속싸개는 모로반사 방지용이라는데
전에는 머미쿨쿨만 썼거든요.
꼬막이는 속싸개 답답해 하기도 하고
제가 속싸개를 헐겁게 미라처럼
싸놓다보니 팔이 금방 빠지기도 하고
그래서 더 안 잤던 것 같기도 해요.

이번에 써보려는데 너무 너무 비싼 가격!!!
중고나라 잠복 2개월 만에 가장 저렴한 가격으로
겟했습니다.
물론 분유얼룩이 목부분에 있기는 한데
과탄산소다로 지워 보려고 합니다.

이것도 다음에 포스팅할게요.
지워질 것인가..
두둥

검색 결과로는 아이가 더워해서
스와들업 소재 중에 뱀부라이트를 가장 많이 쓴다고 해요.
싫어하는 아이도 있어서
일단 가장 작은 걸로 구입해보았습니다.
속싸개도 스와들업 살지
핀츠빈 살지 엄청 고민했어요.
국민템이라니 이유가 있겠거니 하고.
이번 주 용품은 여기까지 입니다.

25주는 체력에 한계가 오고 있어요. ㅠㅡㅠ
시간이 더디가는 느낌...

25주 후기는 여기서 마무리!
오늘도 편안한 하루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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